한국인의 소소한 감성을 자극한다.
동네 슈퍼나 작은 마트는 다 편의점이 되고, 편의점이 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는 현재로서
편의점을 중심으로 벌어져서 확장해 나가는 등장인물들의 세계관은 형태만 다르지 다 비슷한 감성인 것 같다.
1부에서 희망찬 결말을 맞이했지만 2부까지 만든다면 그곳에서 연장된 또다른 어려움이 시작된다.
1부에서 기억을 잃은 성형외과 의사 독고가 하던 역할을 2부에서는 홍금보가 이어받았다.
홍금보는 연극전공이라, 후배 인경이 집필한 연극 '불편한 편의점'의 독고 역할을 해내기 위해
인경이 영감을 얻고, 독고가 새 삶을 찾은 청파동의 편의점 'always'를 찾았다.
홍금보의 본명은 황근배로, 기억하기 쉬운 금보로 편의점 예명을 정했다.
1부의 염영숙 여사는 아들에게 편의점 운영을 맡기고 공기 좋은 양산으로 내려갔다.
사장 직함은 달아줬지만 편의점 운영에 별 관심이 없는 아들 민식이라 전부터 믿고 일했던 선숙에게 점장 자리를 주었다.
선숙은 어수룩하지만 왜인지 독고를 닮은 금보에게 불편함과 안정감을 동시에 느낀다.
금보는 붙임성이 좋다. 표정이나 상태가 안 좋은 손님의 상태를 캐치해서 한두마디 말 걸고
불편해서 다신 안 오겠다 생각한 손님 중 몇몇은 다시 돌아와서 금보에게서 힐링을 얻는다.
20년간 정육점을 운영하여 아들 대학까지 보낸 최사장은, 코로나와 세대차가 겹쳐 가게에 파리가 날리는 일이 반복된다. 아내의 말도 아들의 말도 듣지 않고 본인이 옳다고 믿는 것에만 매달린다. 그저 코로나 때문인줄 알았으나 금보로부터 다시 생각할 계기를 얻는다.
그의 활동 반경은 가게 근방이었으나 바깥에는 줄 서는 고깃집도 있다는 금보의 말이 생각나 좀 더 걸어나가 본다. 실제로 고깃집에는 줄을 서고 있었고 이 거리는 사람들이 많이 다녔다. 자신이 우물안 개구리에 꼰대였음을 인정하고, 다시 가장에서 가족의 구성원으로 돌아온다.
공부 잘하고 인물 좋은 형에게 늘 비교되는 고교생 민규는 마음 편한 곳은 편의점뿐이다. 역사와 책에 관심이 많은 민규는 편의점에서 죽치고 앉아 유투브를 보곤 한다. 금보는 민규를 발견하고 폐기음식을 건네고 책을 추천하기도 한다. 금보로부터 선한 영향을 받은 민규는 자주 싸우는 부모님과 홀로 고고한 형으로부터 뒤쳐진 모습에서 벗어나 주도적으로 사는 방법을 알게 된다.
민식은 맥주를 가지러 편의점에 들렀다. 돈 내고 가져가라는 금보에게 나 사장인지 모르냐며 지난날 독고에게 그랬던 것처럼 금보에게 강짜를 부린다. 예전에 뒷조사를 시킨 곽씨가 얽혀서 껄끄러웠던 독고와는 달리 금보는 같은 대학 동문이라는 연결고리가 생겨서 자신의 속마음을 토로하기에 이른다. 누나 민정이 병원을 차리는 데 돈을 보태려고 엄마의 빌라와 편의점을 팔자고 꼬드기는 중에 금보는 민식에게 이야기한다.
직접 야간알바를 해보라고, 사장이 직접 일하는 걸 보여줘서 가게 못 뺏게 하고, 또한 편의점을 운영하는 것도 사업과 같으니 다시 시작해보라고 조언한다. 결국 민식도 다시 갱생하여 엄마와 다시 친해지면서 마지막 찝찝함도 벗어난다.
좋았던 상황도 언제든 나빠질 수 있고, 현재로서는 미래가 어두워 보여도 반드시 기회는 있고 나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은인을 만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이 본인의 삶에 충실해야 그 기회는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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